산조인 (甘酸, 平)
산조인은 영심안면(寧心安眠)의 약이다.
산조인의 효능은 산조인탕으로 대부분, 귀비탕으로 나머지를 설명할 수 있을 만큼 효능이 뚜렷하다. 바로 불면을 포함한 수면 장애가 적응증이다.
수면장애는 잠 드는 것이 어려운 입면 장애, 중간에 깨거나 잠을 깊이 들지 못하는 REM 수면 등이 있으나 우선 수면시간이 7시간 정도인지, 중간에 깨는지는 확인한다.
수면은 사람마다 편차가 많은 것처럼 보이나 수면시간이 적으면 면역력 저하로 인해 각종 질병에 노출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1 그만큼 수면의 질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임증지남의안에서도 불면에는 산조인탕을 중심으로 처방을 구성한다.
산조인이 음액을 거두고 진정작용도 같이 있긴 하나 불면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다른 약들로 대체를 한다. 불면이 주증상이라면 산조인을 제외하고 고려할 만한 약재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산조인은 기원식물을 명확하게 사용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과 일본의 약전은 모두 갈매나무과의 산조(Zizyphus jujuba Miller var. spinosa Hu ex H. F. Chou)의 잘 익은 씨를 기원으로 보고 있으며 각국별로 이견이 없는 데도 유통되는 품목을 보면 산조인과 산조인을 볶은 것 외에도 면조인이니, 전조인이니 하는 약재들이 돌아다닌다.
이는 산조인이 워낙 고가이다 보니 산조인과 비슷한 기원식물들이 유통되는 것이다. 그러나 면조인이나 전조인은 기원식물도 아니거니와 산조인에만 들어있는 활성물질이 나타나지 않는다. 약재비를 아끼려다 오히려 쓸모없는 약재를 넣은 셈이 되는 것이다.
예전 의서에서는 산조인을 그냥 쓸 때와 볶아 쓰는 것에 따라 수면을 도와주거나 깨우는 정반대의 작용이 나타난다고 하지만 산조인이 씨앗이다 보니 소화기가 약하면 볶은 것을 쓰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탕전시에는 분쇄를 해서 처방해야 하는 대표적인 약재이다. 산조인의 껍질은 방수성이며, 그냥 끓일 경우 성분이 충분히 용출되지 않는다. 80그램 기준으로 간이 믹서기에 5~10초 정도만 분쇄해도 충분하다.
석고 (甘辛, 大寒)
석고는 청기분열의 효능을 가진 약이다.
석고는 감한지제의 하나로 청열약의 대표처럼 되어 있으나 실상 청열약 중에서는 예외적인 편이다.
열을 끄는 약들이 대상이 되는 열은 담음이나 외부의 사기, 위장관의 적취, 음액의 부족으로 인한 발열 등 발열의 원인이 명확한 편이다. 그에 비해 석고는 이러한 원인들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열상이 뜰 때 처방한다. 기분의 열상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맥홍대라는, 백호탕 등 석고를 쓰는 약에서만 유독 언급되는 특이한 맥상이 이를 대변한다. 그런 만큼 쓰임이 제한적이나 반대로 말하면 해당되는 증후에서는 상당히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여준다.
70세 여환자가 과다 발한으로 내원한 적이 있다. 얼굴은 하얀 편이었고 상기증상이나 다른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3일씩 끊어서 탕약을 처방했는 데, 처음에는 당귀육황탕 계열로 처방했는 데 별 차도가 없어서 다시 맥을 잡아보니 맥이 크고 빠르면서 누르면 꺼지는 것이 느껴졌다. 당뇨병력도 있었다. 이에 백호가인삼탕으로 3일분을 끓여서 다시 처방하니 과다발한이 좋아졌던 경험이 있다.
석고는 탕전시 물에 녹아 나오는 양이 많지가 않다. 첩당 3돈에서 5돈까지 처방하기도 한다.
지모 (苦甘, 寒)
지모는 자음청열의 효능을 가진 약이다.
백호탕과 산조인탕의 구성 약재로 유명하지만 후세방에서는 지백지황환 등 음허발열에서 가미되어 쓰이는 경우가 많다. 임증지남의안에서는 온사로 인해 위음이 상했을 경우 열을 제거하기 위해 처방된 경우가 많다.
맥문동, 아교, 생지, 죽엽 등과 함께 쓰면서 중초의 음액을 보충하면서 남아있는 열(餘熱)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열상이 뚜렷하게 보이는 경우에 처방한다.
- 1.Liew SC, Aung T. Sleep deprivation and its association with diseases- a review. Sleep Medicine. 2021 Jan 1;77:192–204.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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