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책의 시대가 올까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 이후 서점가와 출판업계는 오랜만에 훈풍을 맞이한 것 같습니다. 잔업을 불사하고 책을 찍어내고, 서점에 책을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나타났습니다. SNS에서는 텍스트힙(Text Hip)이라는 이름으로 독서가 폼나고 멋있는 모습으로 보이면서 유행을 타고 있습니다. 독서하는 모습 자체를 과시하는 목적으로 쓰는 것입니다. 무엇인가를 읽는다는 대상이 책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간 지 오래되었고 그만큼 독서량의 감소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 되었으니 과시로라도 책을 읽겠다는 것이 반갑기도 합니다. 책을 읽기로 마음먹고 서점을 방문하면 어떤 책이 좋은 지 선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작가가 유명해 이름만 보고 살 수 있다면 차라리 쉬울 수도 있습니다. 보려..
내년이면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가 됩니다. 노인 천만명이라는 말이 이를 함축합니다. 많은 사회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주식시장의 형태도 변화의 대상입니다. 노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기업의 전망이 좋은 정도가 아닌, 주식시장의 형태 변화를 이야기하면 선뜻 이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공매도나 금융투자세 이슈가 중심인 주식시장에서 초고령사회의 진입이 어떻게 주식시장의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이고 실제로 구현되려면 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어떻게 방향이 변화할지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보통 미국 주식시장과 비교를 많이 합니다. 흔히 말하듯이 미국 주식이 배당을 잘 준다거나 우리나라처럼 물적분할 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인하가 미뤄지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이전부터 금리인하가 꽤 오랫동안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이처럼 현실화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금리의 향방은 물가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물가는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성에 달려 있습니다. 물건과 서비스가 저렴하면 물가는 내려가고 그 반대라면 올라갑니다. 생산성을 규정하는 요소는 자본, 토지, 노동력, 시간, 기술 수준 등이 있습니다. 이 요소들이 풍부하면 생산비용이 떨어지고 생산량이 늘어나니 물가는 내려가고 금리도 내려갈 것입니다. 그러나 금리인하가 상당기간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왜 그런지 설명하는 시각을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런던 정치경제대 찰스 굿하트(Charles..
자산가치를 전망하는 것은 언제나 조심스럽습니다. 잘 맞지도 않지만, 맞는 말을 해도 비난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차라리 무조건적인 비관론자나 낙관론자가 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틀리면 가만히 있고 맞으면 자랑하면 되니까요. 그럼에도 부동산 전망을 해보려는 것은, 예측의 정확도를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예측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제시되는 근거들의 타당성은 상대적으로 검증이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2024년까지는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그 이후 상승도 급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 근거로는 크게 2가지입니다. 먼저, 금리가 예전처럼 1~2% 대의 저금리의 시대를 2-3년내, 길게는 10년 동안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지금 연준은 강한 노동시장과 잡히지 않는 물가..
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인플레이션을 잡는다는 명목으로 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한 지도 1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생필품부터 외식, 여행 등 여러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 상승부터 대출과 예금 이자의 변화까지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그중 가장 피부에 와닿는 것 중 하나는 부동산이고, 전세의 종말이다.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라고들 한다. 일부 국가에서 비슷한 제도가 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정도의 경제규모에서 전세가 이렇게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것은 거의 유일하다고 한다. 목돈을 집주인한테 맡겨놓고 일정기간 거주하는 전세는 대한민국의 시작과 함께 했지만 어느새 그 끝을 바라보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도 전세가 끝났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저금리로 인한 갭투자와 코로나로 인해 풍부해진 유동성이 ..
불과 몇 개월 전까지 중국은 소위 '제로코로나' 라는 명목으로 엄격한 격리와 선제적인 대규모 PCR 검사를 강제했다. 카타르 월드컵을 기점으로 중국 국민들로부터 엄격한 방역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왔고, 시진핑 정권은 불만에 대해 미리 준비라도 했다는 듯 바로 모든 봉쇄를 풀기 시작했다. 과도기를 거쳐 통제를 해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중국은 중간 단계가 없이 바로 풀었고 예상했던 데로 대규모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인 집계를 안 하기 때문에 대부분 환자와 사망자 숫자를 예측모델을 동원해 추정한다. 간단하게 계산하면 13억 인구가 코로나에 다 걸렸을 때, 코로나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0.2%라면 260만 명이 사망한다. 문제는 0.2%의 치명률이 mRNA 백신기준이고 중국이 주..
2022년 마지막 연방준비제도 금리회의에서 금리 인상폭을 0.5%로 올리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이전의 금리인상폭에 비해서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으며, 금리의 인하는 내년 상반기 중에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코노미스트 등 유수의 경제지에서는 지속적인 금리 상승이 경기 침체를 야기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금리를 높인다는 것은 돈의 값을 올린다는 의미입니다. 돈을 빌리는 값이 비싸니 돈을 빌려서 사업을 하거나 투자를 하기 쉽지 않습니다. 제로 금리에 가까웠던 코로나 이전에는 뭔가 그럴듯한 것을 내놓으면 돈이 몰리는 시기였고, 물건과 서비스의 질은 나중의 문제였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5% 예금도 나오는 시기에 이보다 더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을 만들기는 2% 저금리 때보다는 어렵..
주식이 요즘처럼 죽을 쑤면 다른 투자 자산에 대해 알아봅니다. 헌데 막상 주식만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산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술품은 보는 안목이 있어야 하고 구매를 해도 작품이 상하지 않도록 보관을 해야 합니다. 선물옵션은 변동성이 크고 사전 교육을 받아야 하고 거래당 투입되는 비용이 큽니다. 코인은 들어가기도 쉽고 변동성도 크지만 요즘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시장 자체가 위축됩니다. 전세계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합계가 2021년 기준으로 119조달러로 14경 정도가 됩니다. 그에 비해 코인시장은 1조달러로 1300조 정도입니다. 코인은 주식의 1% 정도 되는 시장입니다. 코인도 공매도가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태생이 변동성 자체를 맞추는 선물옵션과 결이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유나 금과 같은 원..
최근 사마천의 사기(史記)의 사실상 마지막 부분, 화식열전을 읽었습니다. (사기의 원문과 해석, 그리고 제가 추천하는 화식열전에 대한 전문가 강의 유튜브는 이 글 맨 아래에 링크했습니다) 모든 역사책의 으뜸인 사기는 그 위상만큼이나 엄청난 비난에 시달린 책입니다. 기전체, 편년체 등 중국에서 쓰인 역사서적은 일정한 서술의 틀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조선왕조실록은 날짜에 따라 써 내려간 편년체지만 사기를 비롯해 한서, 삼국지, 구당서, 신당서, 송사 등 왕조의 역사를 기록하는 책은 모두 본기-세가-열전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본기는 황제, 세가는 왕 등 제후, 열전은 그 외 인물들을 기록하는 데, 철저히 계급의 구조입니다. 정작 사기는 기전체의 원조로 불리지만 계급 구조를 엄격히 지키지는 않았습니다..
코로나 이후,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중국의 한한령 이후 화장품산업이 위축되었고 그 이전 수준으로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가 종식되고 다시 화장품 사용이 늘어날 것은 자명해 보이나 경쟁력은 다시 회복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 때 세계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던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문제는 이 순위를 올릴만한 뚜렷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화장품은 문화와 자연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현지화가 필수적이고 한번 쓰기 시작하면 꾸준하게 매출이 나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확장이 쉽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다. 우리나라 화장품 업체들도 예외는 아니었고, 중국시장에 적극적인 진출을 하고 나서야 규모를 크게 키울 수 있었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 중국시장은 닫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