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증지남의안에서 섭천사는 우리에게 익숙한 여러 처방을 구사하였으며, 원방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감례를 활용했다. 이 가감례가 의미가 있는 것은, 기존의 이론체계의 알려진 방법이 아닌 온병의 개념을 바탕으로 처방의 변화를 주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육미지황탕의 경우, 6가지 약재로 되어 있어 신음허라고 하면 거의 손도 대지 말고 그대로 처방해야 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있다. 섭천사는 육미에서도 목단피와 택사를 빼고 쓰는 경우도 많았으며 그 이전에는 거의 가미하지 않던 추석(秋石)과 같은 약재도 빈번하게 사용했다. 온병 고유의 처방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임상가에게 익숙한 기존 처방의 가감례를 보면서 온병을 활용하는 밑그림을 그리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본 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다양하게 쓰이면서..
약 처방을 위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때는 맥진, 복진, 설진으로 확인한다. 다만 각 진단이 보는 목적이 조금 다르다. 복진은 허실을 판별하는 데 유용하다. 복근의 탈력(脫力) 유무, 긴장감으로 허실을 확인한다. 복근에 탄력이 없고 푹 꺼진다면 허증(虛證), 탄력이 있거나 반발감이 심하고 복만이 있다면 실증(實證)으로 보면 무리가 없다. 허증은 인삼을 포함한 보제(補劑)의 적응증이고, 실증인 경우 사하제(瀉下劑)를 고민해야 한다. 사하제를 반드시 다량의 대황이나 파두와 같이 강한 약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차전자피, 센나엽 등 설사를 유발하지 않고 대변의 양이 늘어나는 정도로 사하를 시켜도 충분하다. 환자에 따라서는 부드러운 사하제가 듣지 않는 경우가 있으며 이 때는 사하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 복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