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한 봉쇄가 전 세계적으로 해제되면서 코로나 이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인플레이션의 위협에 많은 사람들이 노출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90년대 이전에 한창 문제가 되었다가 21세기가 되면서 역사 속으로 묻혀가는 듯했지만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인해 우리 앞에 마주하는 현실이 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는 사실 자체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 기간이 일시적이냐 아니면 오래 갈 것인지에 대한 이견만 있을 뿐이다.
각국 정부는 코로나로 인한 봉쇄와 경제성장 저하를 현금을 뿌리는 것으로 거의 공통적으로 대응했다. 현금이 대량으로 풀리게 된 이후의 문제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당장 자영업자들이, 기업이, 사회 취약계층이 현금이 말라 생존의 위기를 겪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금융 기술로 은행과 기업에 풀어댄 돈이 아니라 사람들 호주머니로 일일이 꽂혀들어간 현금을 회수해야 한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가게 문을 닫았고 대면 영업이 위주였던 기업들도 그 크기를 한껏 줄였다.
봉쇄 해제가 되면서 사람들의 소비 수준은 올라가고 있는 데, 이에 대응할 공급자는 쉽게 늘 기미가 없다. 이미 코로나 전부터 자영업자들은 줄어들고 있었고 기업들의 고용 없는 성장은 지속되고 있었다.
공급이 선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금은 수요가 선행하고 있고 공급은 바로 늘어날 수 없다. 그전부터 이미 줄어드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2년간 봉쇄로 인해 사람들간의 집단지성의 크기도 줄어들면서 노동 숙련도도 줄어들어 이를 극복하고 생산성을 높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 기간만큼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널리 알려진 경제현상이다. 물가가 오르고 돈 빌린 사람이 유리하다. 실물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현금가치가 떨어진다. 대략적인 설명이다.
걱정되는 것은 오르는 물가는 빈부 격차를 심화시킨다는 점이다. 물가가 안정되면 가난한 사람도 그렇게 나쁘지 않은 재화를 소비할 수 있다. 물가가 올라버리면 질이 떨어지는 것을 감수하면서 재화를 소비해야 한다.
의식주의 차이는 바로 삶의 격차로 이어진다. 당장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차이가 이를 보여준다. 부동산 가격차이는 곧 인프라의 차이다. 인프라의 차이는 교육과 건강, 문화 수준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차이가 만들어지고 이 차이를 좁히는 시도를 하지 않으면 사회통합이 흔들린다. 이는 곧 사회적 신뢰라는 중요한 자산의 축소로 이어진다.
경제적으로 인플레이션은 금리를 높여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이 기간을 짧게 잡을 수록 사람들은 고금리로 인해 위축된 투자와 경기 냉각으로 고통을 안고 간다. 길게 가져갈수록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 재정당국이 신중한 결정이 요구되는 시기다.
개인들로서는 소비생활의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예전처럼 다양한 재화와 용역을 즐기는 것은 어려워지고 있다. 소비가 양극화될 것이고 아주 저렴한 것 아니면 아주 비싼 것 중 선택해야 할 것이다.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 것이 소비자들로서는 가장 먼저 체감하는 변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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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특히 온병학), 사회문제, 경제경영 분야에 대해 글을 쓰는 한의사입니다.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펼쳐놓는 공간입니다. 오신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