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요산
白朮, 芍藥, 茯苓, 柴胡, 當歸, 麥門冬 4g, 甘草, 薄荷 각 2g
고방과 후세방의 차이를 가장 잘 드러내는 약 중 하나가 바로 이 소요산이다.
소요산은 소요열을 잡는다는 의미이다.
상한론에서 한열왕래로 표현되던 것을 내상 잡병 영역까지 포괄하면서 소요열로, 증후는 간울로 넣은 것이다.
고방에서 대용량, 다량으로 쓰이던 시호가 후세방에서는 소요산 계열이 거의 전부라고 할 만큼 그 비중이 줄어들고 온병에서는 거의 금기약으로 치부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한열왕래를 처리하는 시호의 효용은 여전하며, 소요산이 임상 현장에서 계속 사용되는 이유일 것이다.
소요산은 원방보다는 치자와 목단피를 가미한 처방이 더 유명하다.
원방은 소요열과 담음, 어혈이 적응증인데 치자와 목단피를 넣음으로써 청열효능을 높인다.
맥문동에만 의존했던 상초열을 치자와 함께 잡는다는 의미가 있고, 목단피를 써서 작약, 당귀와 함께 혈증을 완화시키는 의미가 있다.
시호가 있으니 흉협이 단단하고 차 있으며 압통이 있다. 현세맥이 잡히는 경우가 많고 안정 시 맥박수가 시간에 따라 변동이 많은 편이다.
복령과 백출은 중완압통을 보고 입맛이나 소화 상태를 확인한다. 심하에 압통이 나타나면 반하와 진피를 넣어 이진탕의 의미를 강화한다.
당귀와 작약은 설하정맥, 월경전증후군 등 혈증에 대응한다. 작약과 감초도 있으니 복부와 복직근 경결도 잡힐 수 있다.
간울이라는 증후명에 매여서 신경증이니, 부인들의 스트레스니, 갑상선기능항진증이니 하는 여러 가지 불문 진단식의 대비도 있지만 별 의미는 없다.
백출과 복령의 담음, 작약과 당귀의 혈증, 맥문동의 상초열, 시호의 소요열이 적응증이며 약재가 한열이 섞여 있기 때문에 감초가 필요하다.
소요산은 담음과 어혈, 소요열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온병의 관점에서는 시호의 존재 때문에 활용범위가 상당히 좁다. 반대로 시호를 써야 할 증상이 나타나면 체질, 학설을 뛰어넘어 처방을 해야 한다.
임증지남의안에서는 소요산이라는 처방 자체를 쓰는 경우가 있다. 시호는 쓰지 않으려고 해도 소요산 자체의 효용은 인정한 것이다. 진액 소모를 막기 위해 백출을 빼는 경우가 많다.
시호, 마황, 부자 등 논란이 많은 약재들이 있다. 그런 약재들은 어느 한쪽에서는 성약 취급을 받지만 다른 곳에서는 독약 취급을 받는다.
이런 약들을 잘 구분해서 쓸 수 있다면 환자 치료에 훨씬 유리하다. 저 약이 아니면 해결되지 않는 증후들이 있기 때문이다.
오적산
蒼朮 8g, 麻黃, 陳皮 각4g, 厚朴, 桔梗, 枳角, 當歸, 乾薑, 白芍藥, 茯苓 각3g, 川芎, 白芷, 半夏, 桂皮 3g, 甘草 2g
기, 혈, 식, 담, 한 다섯가지 적(積)을 치료한다는 의미로 오적산이라고 알려져 있다. 여기서 한적은 풍한을 의미한다.
처방 자체는 이진탕, 평위산, 마황탕, 사물탕, 반하후박탕을 합해서 가감한 것이다.
고방에서 그토록 많이 쓰이던 마황이 후세방에서 거의 쓰이지 않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황이 역할을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후세방이어서 관심을 끈다.
오적산은 보험제제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약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근골격계 환자에게 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보험약이기도 하다.
오적산은 소화기, 담음 증상이 동반이 되어 있어야 한다.
창출이 군약이기 때문에 담음과 식적을 다른 증상의 원인으로 보는 의미가 있다.
창출은 예전에는 삽주를 썼으나 지금은 모창출이나 북창출을 써야 한다.
오적산처럼 약미가 많은 처방은 가감이 반드시 필요하다.
원방으로 쓰는 것은 제제나 보험약일 때는 좋으나 환자 개개인에 맞추는 처방일 때는 많은 약미는 되려 적응증을 분산시키고 약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환자에게서 나타나지 않는 증후에 해당하는 약재를 빼는 방법이 있다. 반대로 증후가 심한 경우는 약재 용량을 늘리거나 다른 약재를 가미할 필요가 있다.
약재의 가감을 엄격하게 보는 온병에서는 오적산처럼 많은 약미의 처방을 거의 쓰지 않는다.
오적산이 말하는 다섯가지 적이 있다고 해도 약 1-2개로 대응하는 것이다.
청강의감에는 오적산을 변형해 두충과 속단을 가미한 두속오화음이 있다. 구성은 다음과 같다.
창출 8g, 두충, 우슬, 속단, 귤피, 반하, 적복령, 당귀, 백작약, 천궁, 후박, 계지, 생강, 대조 4g
오적산 변형이지만 되려 처방 의의가 더 선명해진 느낌이다. 한습요통이라는 증후에 좀 더 충실한 감이 있다.
오적산은 환자에게 맞춤으로 약 처방할 때는 손에 잘 잡히지 않는 약이다. 제제로는 가장 많이 쓰이는 약 중 하나다.
탕약과 제제약의 쓰임이 다른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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